■ 기사 타이틀 : 우리의 소원은 한글, 꿈에도 소원은 한글 공부… 글 깨친 어르신들, 합창단으로 무대에 서다-국민일보 (kmib.co.kr)
■ 기사 일시 : 2023.08.30 03:03
■ 기사 내용
29일 강원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에서 화천노인합창단의 무대가 주목받았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강원도 화천군 간동문화센터 문해교실(국민일보 7월 11일자 37면 참조)에서 한글을 배우는 어르신들이다. 까막눈이었던 이들이 한글을 배우는 틈틈이 노래 연습까지 해 무대에 선 것이다.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은 아마추어부터 전문 합창단까지 50여팀이 참여하는 제법 큰 규모의 대회다.
문해교실 학장이자 합창단 지휘를 맡은 한희수 화천 동산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르신들이 열심히 연습한 것에 대해 박수와 격려를 받으면 자신감과 삶의 동력이 생길 거란 생각에 합창대회에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창단 최고 연장자는 오귀순(94) 어르신이다. 가장 젊은 어르신도 일흔이 훌쩍 넘었다. 20여명의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10여명이 힘찬 목소리로 부른 곡은 ‘우리의 소원은’이었다. 음정이 조금 안 맞기도 했지만 끝까지 마무리된 노래에 관객의 환호성이 터졌다.
대회 전까지 어르신들은 두 달 넘게 합창연습에 매진했다. 보통 8월은 문해교실도 방학에 들어가는데 대회를 위해 방학도 반납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일주일 뒤에 다시 모이면 가사를 까먹는 일이 부지기수였지만 어르신들은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꼈다.
이태숙(80) 어르신은 “초등학교도 못 다녀서 길거리 간판을 읽을 줄도 몰랐다. 한글을 배우는 것도 노래 연습하는 것도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 매주 수요일은 모든 농사일을 제쳐놓고 문화센터에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팔십 평생 살면서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게 처음이라 정말 신났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르신들이 합창연습에 더 열심을 냈던 이유는 노래 가사를 어르신들의 실제 이야기로 개사했기 때문이다. 1절은 통일을 염원하는 원래 가사지만 2절부터는 한글을 배우는 감격을 담아냈다. ‘우리의 소원은 한글/ 꿈에도 소원은 한글 공부/ 까막눈 열어줄 한글/ 글눈을 떠보자.’ 노래 중간 ‘가방 메고 학교 간다!’는 외침에서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느라 공부도 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애환이 느껴졌다.
한 목사는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큰 보람”이라며 “배움을 통해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이번 합창대회가 일생의 큰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18532&code=23111111&cp=nv
■ 기사 원문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18532&code=2311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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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교실 학장이자 합창단 지휘를 맡은 한희수 화천 동산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르신들이 열심히 연습한 것에 대해 박수와 격려를 받으면 자신감과 삶의 동력이 생길 거란 생각에 합창대회에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창단 최고 연장자는 오귀순(94) 어르신이다. 가장 젊은 어르신도 일흔이 훌쩍 넘었다. 20여명의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10여명이 힘찬 목소리로 부른 곡은 ‘우리의 소원은’이었다. 음정이 조금 안 맞기도 했지만 끝까지 마무리된 노래에 관객의 환호성이 터졌다.
대회 전까지 어르신들은 두 달 넘게 합창연습에 매진했다. 보통 8월은 문해교실도 방학에 들어가는데 대회를 위해 방학도 반납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일주일 뒤에 다시 모이면 가사를 까먹는 일이 부지기수였지만 어르신들은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꼈다.
이태숙(80) 어르신은 “초등학교도 못 다녀서 길거리 간판을 읽을 줄도 몰랐다. 한글을 배우는 것도 노래 연습하는 것도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 매주 수요일은 모든 농사일을 제쳐놓고 문화센터에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팔십 평생 살면서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게 처음이라 정말 신났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르신들이 합창연습에 더 열심을 냈던 이유는 노래 가사를 어르신들의 실제 이야기로 개사했기 때문이다. 1절은 통일을 염원하는 원래 가사지만 2절부터는 한글을 배우는 감격을 담아냈다. ‘우리의 소원은 한글/ 꿈에도 소원은 한글 공부/ 까막눈 열어줄 한글/ 글눈을 떠보자.’ 노래 중간 ‘가방 메고 학교 간다!’는 외침에서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느라 공부도 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애환이 느껴졌다.
한 목사는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큰 보람”이라며 “배움을 통해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이번 합창대회가 일생의 큰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18532&code=23111111&cp=nv